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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소유물이 되기에는,
누구의 제2인자가 되기에는, 
또 세계의 어느 왕국의 쓸 만한
하인이나 도구가 되기에는
나는 너무나도 고귀하게 태어났다." 

셰익스피어가 『존왕』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 각자는 너무나도 고귀한 존재들이기에 
우리가 생각하는 민주주의는 정치적 민주주의뿐만 아니라 
각자의 삶의 자율성이 꽃피어나는 것이어야 했습니다. 
스스로 선택하고, 자기 삶의 규범을 세워가고, 
구체적인 삶에서 적극적으로 실천하며 살 수 있어야 했습니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전제이니까요. 

하지만 자율과 자치에의 의지를 가로막는 것들이 있다면, 
매 순간마다 자기 삶의 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문학교실 <쿰>에서는 그 실천적 상상력을 줄 수 있는 책으로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시민의 불복종』을 함께 읽었습니다. 



'무엇이 좋은 정부인가' 라는 물음 


나는 '가장 좋은 정부는 가장 적게 다스리는 정부'라는
표어를 진심으로 받아들이며 그것이 하루 빨리 조직적으로 
실현되기를 바라 마지 않는다. 이 말은 결국 '가장 좋은 정부는 
전혀 다스리지 않는 정부'라는 데까지 가게 되는데 
나는 이 말 또한 믿는다. 사람들이 준비가 되었을 때 
그들이 갖게 될 정부는 바로 그런 종류의 정부일 것이다. 
정부는 기껏해야 하나의 편법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대부분의 정부가 거의 언제나 불편한 존재이고, 
모든 정부가 때로는 불편한 존재이다.
헨리 데이빗 소로우 『시민의 불복종』 p. 9




소로우는 무정부주의자는 아닙니다. 아니키스트도 아닙니다. 
어쩌면 긍정적 의미에서 가장 철저한 개인주의자입니다. 
그가 국가나 정부를 부정한듯 보이지만 
어떤 의미에서 소로우는 가장 철저한 정부주의자일지도 모릅니다. 
다만 우리가 정부에 대해 갖고 있는 권위를 깨뜨려야 한다고 말하죠. 
정부는 하나의 수단과 편법에 지나지 않는다고.
노자는 좋은 국가는 백성들이 정부에 의해 
통치받고 있다고 느껴지지 않을때라고 말했습니다. 
소로우도 그런 의미에서의 좋은 정부가 무엇인지 묻습니다. 


각 사람들은 자신의 존경을 받을 만한 정부가 
어떤 것인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바로 그것이 
보다 나은 정부를 얻을 수 있는 길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다. 
헨리 데이빗 소로우 『시민의 불복종』 p. 12




세월호 앞에 드러난 정부의 민낯 


연지 : 노원역을 지나다가 세월호 추모집회 하는 걸 보고 친구가 물었어요. 
천안함도 배가 침몰해서 희생자가 발생했는데 
왜 세월호만 유독 이렇게 이슈화가 되는지 모르겠다고요.
자기는 국가를 위해 희생한 천안함 희생자들을 더 추모한다고요


서영 : 세월호에 대해 정치적 입장을 표현하는 건 조심스러운 일이지만 
이것 하나 만큼은 얘기할 수 있어요. 9.11 테러 당시 
미국의 조시부시 대통령은 어느 유치원을 방문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사고 소식을 보고 받은 부시 대통령은 당장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에게 담요를 건네며 위로해줬죠. 그리고 그 모습은 
전세계로 생중계 됐어요. 이후 부시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이라며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지만 명분없는 전쟁에 많은 미국민들이 동조할 수 있었던 것은 
9.11 앞에 그가 어떤 행동을 취했는지가 평가되었다고 봐요.

지혜 : 세월호 사건은 자꾸 감성적으로 접근하게 되요. 아이들이 죽었고, 안타깝고...

연지 : 그 친구는 국가를 위해 희생당한 군인들을 추모하는 것과 
놀러가다 죽은 아이들을 추모하는 것을 두고 선택하라면 
자신은 전자를 위하겠다고 했어요.

지훈 : 사건의 성격을 분별력있게 바라봐야 할 것 같아요. 
두 사건은 배가 침몰해서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면에서 
겉으로 같아 보일 순 있어도 전혀 다른 사건입니다. 
천안함 사건은 군사행동과 그에 따른 희생이었다면 
세월호는 정부의 무능함을 보여준 일이었죠. 
전 국민이 생중계로 배가 침몰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고, 
그 속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정부의 모습을 보면서
국가가 더이상 나를 지켜주지 않을 것임을 직감했죠. 
그래서 세월호는 희생자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가 됐어요. 
이후에도 진실이 명백히 밝혀지지 않았고, 
책임자 규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어요. 
세월호가 침몰할 수밖에 없었던 데에도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집약되어 있었죠. 
그래서 세월호는 단순히 사고로 배가 침몰한 사건이 아니라 
한국사회 권력의 부패, 정부의 무능, 교육의 문제 등이 
총체적으로 드러난 사건이지요. 모두 희생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무엇이 더 중하다는 판단을 할 일은 아니지만 
앞으로 10년 후 여러분의 삶을 바꾸는 사건은 무엇일까요? 
좋은 정부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책임을 다하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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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복종의 상상력 


세상에는 수많은 불의의 법들이 있습니다. 
그 앞에 우리는 늘 선택의 순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불의한 줄 알면서 그 법을 준수하는 것으로 만족할 것인가, 
아니면 그 법을 개정하려고 노력하면서 
개정에 성공할 때까지는 그 법을 준수할 것인가, 
아니면 당장이라도 그 법을 어길 것인가?

소로우는 단호하게 말합니다. 
이 불의가 당신으로 하여금 다른 사람에게 불의를 행하는 
하수인이 되라고 요구한다면, 그 법을 어기라고. 
그 법으로 인해 억압과 강탈이 조직화되고 
나 자신의 인간성이 위협받고, 집어삼키고 있다면
그 법을 당당하게 어기라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은 피하는 일이 아니라 
그 악을 정당화하는 일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한 인간의 의무가 어떤 악을 근절하는데 
자신의 몸을 바치는 것이라고는 물론 할 수 없다. 
그는 그밖에도 다른 할 일이 있는 것이며
그것들을 추구할 온당한 권리가 있다. 
그러나 그는 최소한 그 악과 관계를 끊을 의무가 있으며, 
비록 더 이상 그 악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더라도 
그 악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일이 없도록 할 의무가 있다. 
헨리 데이빗 소로우 『시민의 불복종』



미국이 영토확장을 위해 멕시코와 전쟁을 벌이고, 
노예제를 찬성하며 유지시키려는 정부에 반대하며 
소로우는 인두세 납부를 거부하는 불복종을 실천했습니다. 
그의 불복종 실천은 톨스토이, 간디를 비롯해 
우리에게까지 많은 상상력의 여지를 남겼습니다. 


나는 누구에게 강요받기 위하여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아니다. 
나는 내 방식대로 숨을 쉬고 내 방식대로 살아갈 것이다. 
누가 더 강한지는 두고보도록 하자.
-헨리 데이빗 소로우 『시민의 불복종』



모두가 소로우가 될 수도 없고, 
그와 같은 방식의 불복종이 아닐지 몰라도 
내 양심이 부르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내 인간성이 용납하지 않는 일들에 
당당하게 시민적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은 이미 무언가를 하고 있다고. 
그렇다면 우리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음으로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어떤 불의를 정당화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각자의 숙제로 남겨둡니다. 




인문학교실 <쿰> 4월 일정 
4/8(토) 생각하는데이 - 근원적 민주주의에 대하여 
4/15(토) 책읽는데이 - 헨리 데이빗 소로우 『시민의 불복종』
4/22(토) 책읽는데이 - 마키아벨리 『군주론』
4/29(토) 글쓰기 프로젝트 - 민주주의는 민주적일까 

■ 대상 : 16세 이상 ~ 24세 이하 청소년, 대학생 
■ 참가비 : 한달 2만원 (4회진행) 
■ 일시 :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 5시 
■ 장소 : 서울시 도봉구 도봉숲속마을 
■ 신청하기 http://bit.ly/2ovmp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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