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고라니, 나비, 딱새까지. 보이지 않아도 숲 속에는 수많은 생명이 살고 있습니다. 

각 존재들의 생태적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로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 지를 아는 것도 중요합니다. 

나무에게 나비는? 딱새에게 딱따구리는? 멧돼지에게 인간은? 

에코워커는 9월에 생명의 진화 과정을 훑어보면서 우리 모두의 뿌리가 어떻게 얽혀 있는지 알아 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태풍이 한 차례 지나간데다가 빨갛게 낙엽이 물들기 전인지라 

이 날의 숲이 썩 멋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숲에는 칙칙한 녹색, 검정색, 검붉은색들이 풍성했습니다. 

자신에게 눈에 띄는 색깔을 지닌 자연물을 바구니에 담아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하나하나 펼쳐서 우리들의 만다라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각자 이름도 붙여 보았습니다.

‘밤 수레 바퀴’ ‘코알라 얼굴’ ‘가을 풍경’ 이라는 이름이 지어 졌습니다. 

Ebs 다큐 [생명, 40억년의 비밀]을 보면서 

최초의 다세포 생물부터 어류, 최초의 육서 식물, 양서류, 최초의 나무와 꽃, 파충류, 포유류까지의 진화 과정을 봤습니다. 

과학 시간에 배운 것을 다시 말해 보기도 하고, 꼼꼼히 다시 짚어 보면서 새롭게 알게 된 것도 있었습니다. 

지난 달 내 준 숙제를 발표했습니다. 

멧돼지, 고라니, 청설모에 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강아지를 무서워하는 멧돼지와 고양이와 뛰어 노는 새끼 멧돼지, 

강가에서 유유히 헤엄치는 고라니와 어쩐지 웃긴 고라니의 울음 소리, 

까치 몰래 도토리를 숨기는 청설모의 영상을 봤습니다. 

기존에 알던 것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곤 하지요.

하지만 진짜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것들을 발견하는 것 아닐까요?

에코어커는 그런 작고 소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 합니다.